푹푹
썩어야 산다
나는 각종 동식물들을 키우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 중에서 열대어를 30년 가까이 키우고 있다.
열대어들이 수초와 내가 만들어 준 바위산 사이로
유유히 헤엄을 치는 것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 진다.
사람들이 열대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열대어를 키워 보지만,
처음에는 열대어들을 잘 죽인다.
열대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대어가 건강치 못한 징후를 보이면
물을 깨끗이 갈아 주고,
어항 아래에 깔아 둔 자갈과 모래도 빡빡 문질러 씻어준다.
그것은 열대를 죽이는 지름길이다.
열대어의 문제점은 화장실과 식탁을 같이 쓰고 있다는 점이다.
열대어가 배설을 하면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이 암모니아는 물고기들을 죽이는 치명적인 독이다.
그래서
이 물고기 배설물들을 빨리 처리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물고기가 배설하면 암모니아가 발생하고,
그것이 썩으면 아질산염으로 변화되고,
그것이 푹푹 더 썩으면 질산염을
바뀌어져서 좋은 박테리아가 생성된다.
그 좋은 박테리아들은 모래나 필터 속에 살다가
배설물이
생기면 그것들을 빨리 처리해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
이렇게 물을 셋업하는 과정이 한달 정도 걸린다.
그러면 물고기들은 좁은 어항 안에서
침대와 화장실을 같이 써도
상쾌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물을 갈 때에 20% 정도만 갈아 주던지,
필터는
물을 갈고나서 2주일 후에 바꾸어 주면 된다.
그렇게 했더니
손바닥보다 크게 자란 엔젤들이
천사같은 날개를 휘날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 때 느낀 것이 하나 있었다.
물이 썩고 썩어 푹푹 썩어야 물고기가 사는구나.
물이 푹푹 썩어야
거기에 생명이 소생하는구나.
그렇구나, 내 마음이 푹푹 썩어야 생명이 자라는구나,
내 마음이 썩고 썩어야 영혼을 품을 수 있는 인격으로 변하는구나,
내가 죽고 또 죽어야 사람을 살리는 그릇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알의 밀알이 썩으면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가
소생하는 열매를 맺는다.
(강인국, 2018.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