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자르고 괴로운 사나이
한국에서는 유명한 청춘 스타를 아이돌(idol, 우상)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영어의 본고장에서도 공공연하게 사용하지 않는 말인데
어찌하여 한국에서 그렇게 보편화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청춘 스타들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상의 수준이 아닌가 싶어서 염려스럽다.
다윗은 최초의 청춘 스타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다윗이 가는 곳마다 오빠부대가 따라 다녔다.
여인들은 다윗을 향하여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 이라며 열광하였다.
다윗은 영혼을 치유하는 멋진 기타(수금)리스트였고(삼상 16:23),
감성 풍부한 시인이었고, 수 많은 전쟁에서 승리한 전쟁영웅 이었다.
게다가 미켈란젤로의 <다윗 상>처럼 얼굴도 잘 생겼다(삼상 16:12).
그는 음악, 문학, 운동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남자 중의 남자였고 모든 여인들의 로망이었다.
사울 왕은 그런 다윗을 시기하여서 죽이려고 하였다.
다윗은 사울 왕을 피해 다니다가 굴 속에 숨어 들었다.
그 때, 사울 왕이 그 굴에 들어와서 볼일을 보았다.
다윗은 사울 왕의 뒤에 가서 그의 겉옷을 칼로 조금 베어 내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 때문에 마음이 찔렸다(삼상24:5-6).
다윗은 사울 왕의 옷을 조금 잘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양심이 괴로웠다.
반면에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창을 던졌고,
다윗을 숨겨 주었다는 이유로 놉에 있던 제사장 85명을 칼로 죽였다.
사울 왕은 제사장 85명의 목을 베고서도 조금도 괴로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윗은 겨우 손톱(?)만큼 옷을 베고 괴로워했다.
다윗의 양심이 강낭꽃 보다 더 시퍼렇게 살아있었다는 말이다.
성도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양심이 살아있으면, 성도는 매우 작은 실수에도 마음 괴로워하며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강인국목사, 2019.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