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진 자가 만드는 세상
내가 LA에서 전도사로 섬길 때였다.
나와 약간 친분이 있던 어떤 분이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해서 빌려주었다.
그 후에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나서 그분을 우연히 식당에서 만났다.
그 분은 나를 본 순간 매우 미안해 했다.
그 분은 매우 거친 성격의 소유자였고 나이도 나 보다 15살 이상 많았다.
그런 사람이 어리고 힘도 없는 나에게 굽실거렸다.
그분은 빚진 자가 아니면 나에게
굽실거리거나 미안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빚진 자가 되니까 저렇게 죄인이 되는구나 생각했다.
나는 “그 빌려간 돈은 잊어 버리세요” 라고 말해 주었다.
반면에, 이전에 부교역자로 섬기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주일 아침에 한 분이 교회 사무실에 들어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김모씨 어디 있어?
그 사람이 돈을 빌려갔는데 돈을 갚지 않아” 라고 혈기 등등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빚 받을 자의 자세는 저렇게 당당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바울은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혈기 등등한 모습으로 예수 믿는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고 죽이는 일에 앞장섰다.
그러다가 바울은 살아계신 주님을 만났고 주님으로부터 용서함을 얻었다.
그 후 그는 서신 곳곳에서
자신이 “빚진 자”(롬1:14) 임을 죄인임을 고백하며 생명을 내어놓기까지 복음을 전하였다.
우리가 빚진 자의 심정을 가지게 된다면, 우리는 좀 더 조심스럽고 겸손한
자세로 서로를 대하지 않을까?
그러면 이 세상은 좀 더 따뜻하고 평화로운 곳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강인국목사, 2019.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