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복 복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한국이나 미국이나 새해가 되면 누구나 그렇게 인사한다. 그러면 상대방도 밝은 표정으로 화답해 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복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말로만 빌어주는 복, 무언가 입에 발린 소리 같아서 그런 인사를 하는 것이 망설여 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달리 표현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복을 빌어주는 그 분은 조금이라도 진심의 그릇에 담아서 해 주실까, 그 말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어떤 좋은 영향을 끼쳐 줄까, 그리고, 그 말의 의미는 제대로 알고는 있을까...
어떤 성도는 “하늘의 복 많이 받으세요” 라며 축복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매우 현실적으로 “부자 되세요. 돈 많이 버세요” 라고 인사하는 것도 자주 듣는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현세적인 복들을 추구하고, 심지어는 성경(특히 구약 성경)도 “네 창고와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고”(신 28:8) 처럼 매우 현세적 복을 비는 것을 보게된다.
성도는 복에 대한 개념이 분명히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독교가 이런 현세적인 복을 빌어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한계와 수준 때문에 현세적인 복을 주시고, 순종과 응답의 원리를 통해서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굳게 만들어 가시고, 현세적인 복을 통해서 성숙한 복과 천국의 복을 조명해 주시기를 원하신다. 현세적인 복 자체가 하나님의 본심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은 여덟가지 복을 말해 줌으로 시작한다(마태복음 5장). 기독교의 복의 의미는 이 여덟가지를 빼어 놓고는 말할 수 없다. 이 여덟가지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주시고자 하는 긍극적인 복이고, 하나님의 본심이다.
먼저 예수님께서는“심령”(5:3), “마음”(5:8)에 관해서 언급하셨다. 주님께서는 참된 복은 사람의 마음에 있음을 말씀해 주신다. 사람들은 물질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복을 논하지만, 기독교의 복은 마음에서 오고, 마음의 상태임을 말한다. 여기에서 마음은 물질과 상반되는 의미에서 마음과 정신 그리고 영혼을 총체적으로 의미해 준다.
그리고, 예수님은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5:3)라고 말씀하셨다. 주님의 관심사는 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임을 말씀해 주신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누릴 복들을 추구하지만, 예수님은 천국에서 누릴 복을 목표할 것을 말씀해 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심지어 성도는 이 세상에서 사는 날 동안 고난과 시련을 받아도 즐거워 하라고 말씀하셨다(5:10). 성경은 이 세상은 찰나적으로 지나가는 나그네의 삶이요,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전에 치르는 시험장 임을 말해준다. 성도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과 없어질 물질에 인생을 걸지 않고 천국이 있음을 믿고 영원한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생명을 건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실을 자주 잊어버린다. 참된 복은 이 세상이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있음을 내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주지 시켜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참된 행복은 관계에서 오는 것임을 말씀해 주신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것이 복이고(5:7), 타인을 온유함으로 대하는 것이 복임을 말씀하셨다(5:5). 참된 복은 긍휼과 온유함과 진실함으로 타인과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세속이 추구하는 것이 내 개인의 안녕과 평안을 위한 폐쇄적인 복이라면, 기독교는 타인을 향하여 손을 활짝 내미는 열려있는 복이다. 이 세상의 복이 내 개인의 감정과 만족을 위한 것이라면, 성도의 복은 타인의 처지를 먼저 헤아리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은 타인 위에 군림하고 지배하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성도는 타인을 품에 안고 섬기며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주님의 마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향하여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 복된 사람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5:8) 라고 말씀하셨다. 주님께서는 하나님을 보는 사람,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사람이 복된 자임을 말씀해 주신다. 이 세상의 모든 불행과 슬픔은 사람이 하나님을 거역하고 사람이 하나님의 얼굴을 떠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단절되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때 참된 평안과 기쁨을 경험한다.
이것 보다 더 놀라운 복이 있을까? 하나님께서 나같은 죄인, 나같이 비천한 사람을 사랑하시고 나를 아신다니… 나같이 둔하고 무식한 자가 성경이 믿어지고 하나님을 알 수 있다니… 이 사실보다 더 놀랍고 신비한 일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나님께서 나를 알고, 내가 하나님을 믿는 것보다 더 복된 것이 또 있는가?
복 중의 복은 성경이 믿어지고, 하나님이 내 아버지임이 믿어지고, 내가 내 죄로 달려야 할 그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 내 대신 죽어 주심이 믿어지고, 영원한 나라가 있는 것이 믿어지는 것, 그것이야 말로 참된 복이다.
성도도 이 세상에 사는 날 동안 어려움을 당하기도 한다. 불치의 병에 걸리기도 하고, 무서운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물질적인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고, 계획하고 기도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성도는 낙심하거나 불안해 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 되시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미 복 받은 자입니다.
(강인국목사, 2020.1.15)